"3년 내 1등 VC 도약 목표…AI분야서 트리거 찾겠다"

입력 2023-12-25 16:03   수정 2024-01-04 01:21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이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정빌딩에 새 둥지를 꾸렸다. 우리금융지주의 여러 계열사가 모인 건물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네트워크(옛 한국종합기술금융)를 모태로 하는 국내 대표적 1세대 벤처캐피털(VC)이다. 지난해 KTB금융그룹의 사명 변경으로 다올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52%를 인수해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됐다.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우리금융그룹의 일원으로 녹아드는 시간이었다”며 “그룹의 지원을 토대로 3년 내 ‘1등 VC’로 거듭나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1994년 한국종합기술금융에 합류한 김 대표는 29년째 회사를 지키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VC의 움직임이 ‘정중동’ 상태에 접어들었다”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터져 나올 ‘트리거’를 놓치지 않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올해의 투자 혹한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자산시장 거품이 심해지고, 일부 스타트업이 과도한 몸값 부풀리기에 나서며 이미 위기가 찾아오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경기 지표가 꺾이고 업체들 실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며 “과거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을 발굴해냈지만, 최근 들어선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를 자제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VC에도 올해는 혹독한 시장이었지만, 나름의 성과는 냈다. 의료 AI 업체 코어라인소프트, 산업용 혼합현실(XR) 솔루션 업체 버넥트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투자는 1000억원가량을 집행했다. 김 대표는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성장할 미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레드우드머티리얼스의 시리즈D 투자 참여가 대표적”이라며 “싱가포르 사무소를 통해서도 동남아시아에 4건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엔 우리벤처파트너스 출범 후 첫 펀드 결성에 착수하기도 했다. 700억~800억원 규모의 글로벌전략투자(SI)펀드는 우리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첫 시너지를 내는 작업이다. 우리은행이 500억원가량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픈 손가락’도 있다. 김 대표는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도전하며 인도 스타트업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현지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로 피해가 있었다”며 “인도 시장은 진출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곳”이라고 했다. 앞으로 해외 투자는 더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목하는 곳은 북미 시장이다. 그는 “엑시트(회수) 여력이 남아있는 곳은 코스닥시장과 미 나스닥시장”이라며 “특히 AI 영역에서 혁신적 스타트업이 등장하면 드라이파우더(펀드 미소진 자금)가 충분한 VC들 시선이 일순간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대표는 “AI 스타트업도 ‘버블’이 낄 위험은 있다”며 “투자 집행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과 웹3.0 키워드에도 주목할 예정이다. 그는 “규제 일변도인 국내와는 달리 싱가포르에선 블록체인과 웹3.0 스타트업을 둘러싼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며 “내년도 글로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한다면 투자를 한 싱가포르 현지 펀드를 통해 다양한 기업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변화된 조직 구성은 투자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출범과 함께 대표 직속으로 신설한 스페셜 시추에이션 부문을 활성화해 세컨더리펀드나 프로젝트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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